무서운 기세로 약진하는 중국 스마트폰 업체

2016년 스마트폰 산업의 화두는 중국 업체들의 약진이었습니다. 애플(Apple)과 삼성전자가 양분했던 하이엔드(High-end) 시장에서도 중국 스마트폰 업체들의 상승세는 놀라웠습니다. 한동안 시장을 뜨겁게 달구었던 샤오미(Xiaomi)는 고전했지만, 통신장비의 최강자인 화웨이(Huawei)와 비보(Vivo), 오포(OPPO)를 거느린 BBK의 약진은 주목할 만한 변화였습니다.

이런 신흥강자들은 우수한 가성비를 보유한 매력적인 상품 포지셔닝(Positioning)과 애플의 아이폰(iPhone)과 유사한 세련된 디자인, 적극적인 홍보 및 마케팅 전략을 통한 브랜드 이미지로 시장을 장악해나가고 있습니다. 실제로 2015년 중국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 8.2%에 불과했던 오포는 2016년에 16.8%로 상승했으며, 비보는 8.2%에서 14.8%로 약진하였습니다. 불과 1년 사이에 오포는 '15년 대비 122.2%, 비보는 96.9%까지 판매량이 증가한 것입니다.

지난해 가장 주목받았던 오포의 최고 인기 스마트폰은 OLED 디스플레이를 탑재한 R9이라는 모델이었습니다. 중국인들은 카메라 해상도와 디스플레이 해상도 및 화질, D-RAM과 스토리지(Storage)의 메모리 용량 등 제품의 스펙(Spec)을 중요하게 생각합니다. 디자인 측면에서 큰 차별점이 없다면, 가격 대비 성능을 중요시하는 것입니다.

 

삼성-애플, 두 전통 강호들의 고민

이러한 중국 시장의 특성은 애플 입장에서는 가장 큰 고민거리이기도 합니다. 성장동력을 찾기 어려운 스마트폰 시장에서 애플의 시장 점유율은 상당기간 정체되어 있습니다. 중국 스마트폰 시장에서 애플은 2016년말부터 2017년 1분기까지 전년 동기 대비로 -8.9%라는 최악의 점유율 하락을 지켜봐야 했습니다. 애플은 자사 제품간 연계가기로 유명한데, 이는 아이폰의 인기가 살아나지 못하면 아이패드(iPad)와 맥북(MacBook)의 인기도 회복되기 어렵다는 의미이기도 합니다.

애플의 이런 상대적 부진 속에서 가격은 훨씬 저렴하면서 하드웨어 스펙은 오히려 높고, 디자인 측면에서도 뒤떨어지지 않는 중국의 안드로이드 스마트폰은 2016년, 그야말로 전성기를 맞이하게 된 것입니다.

사실 이러한 애플의 고민은 삼성전자가 먼저 겪었습니다. 그야말로 스마트폰 산업의 최대 수혜를 누리던 삼성전자는, 중국의 많은 스마트폰 업체들이 복제품에 가까운 수준으로 디자인을 카피하면서 영업 활동에 커다란 어려움을 겪었습니다. 이런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가장 확실한 대책은 바로 경쟁 제품과의 '차별화'였습니다. 소비자가 눈으로 바로 확인할 수 있는 '차별화'를 위해 플렉시블(Flexible) OLED를 장착, 경쟁자들이 쉽게 카피할 수 없는 독창적인 디자인을 추구하게 된 것입니다.

 

흉내낼 수 없는 차별화 디자인으로 승부

2014년 10월 출시되었던 갤럭시 노트4 엣지(Edge)는 단면에 엣지 디자인이 들어간 초기형 제품이었지만, 플렉시블 OLED가 향후 삼성전자만의 디자인 정체성을 가져다 줄 수 있음을 확인해 준 기념비적 모델입니다. 중국의 많은 스마트폰 업체들이 LCD 패널로 유사한 복제품을 만들기 위해노력했지만 결국 실패했고, 삼성전자는 최근 갤럭시 S8에 전량 플렉시블 OLED를 채용하며 "최종 완성형에 가까운" 엣지 디자인을 선보였습니다.

아이폰의 전설을 만들어 낸 스티브 잡스(Steve Jobs)의 지론은 스마트폰이 한 손에 들어와야 한다는 것이었습니다. 그러나 애플은 잡스가 사망한 후, 5.5인치 대면적 스크린의 아이폰 플러스(iPhone plus)를 2014년에 출시하게 됩니다. 그리고 아이폰6와 6플러스(6plus)는 커다란 성공을 거두었습니다.

하지만 2017년, 아이폰 출시 10주년을 앞두고 애플의 고민은 다시 깊어졌습니다. 달리 보여줄 만한 차별화 카드가 마땅치 않았기 때문입니다. 아이폰 출시 10주년을 맞이하는 기념비적 제품이 판매 부진을 겪는다면, 애플의 미래는 어떻게 될까요? 결국 애플은 플렉시블 OLED를 선택하게 됩니다. 삼성전자와 마찬가지로 중국의 많은 카피캣(Copy cat)들이 복제할 수 없는, 새로운 디자인의 제품을 만드는 방향으로 선회하게 된 것입니다.

 

'플렉시블 OLED'에서 시작된 중소형 시장의 지각변동

글로벌 하이엔드 시장을 양분하고 있는 삼성전자와 애플의 플렉시블 OLED 채택 확대는, 향후 중소형 디스플레이 시장의 엄청난 지각변동을 의미합니다.

첫 번째, 하이엔드 스마트폰 시장에서 OLED와 LTPS LCD의 경쟁이 끝나고 OLED로의 거대한 전환이 시작됐다는 신호이기 때문입니다. 플렉시블 OLED를 채택하지 못하는 중국의 스마트폰 업체들은 디자인 차별화가 불가능하기 때문에, 삼성전자와 애플의 디자인을 복제하기 원하는 대부분의 스마트폰 업체들은 플렉시블 OLED를 구하기 위한 최선의 노력을 기울일 수 밖에 없을 것입니다.

두 번째, LTPS LCD의 최대 구매처였던 애플의 수요가 감소함에 따라, 글로벌 LTPS LCD 투자는 더이상 찾아보기 어려워질 것입니다. 그 대신 급증하는 OLED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한국, 중국, 일본의 패널업체들은 공격적인 OLED 투자에 나서게 될 것입니다. 특히 지방정부와의 조인트 벤처(Joint Venture, 합작투자)를 통해 투자비를 최소화할 수 있는 중국의 BOE는 2022년 중소형 OLED 부문에서 공급능력 기준으로 글로벌 1위를 달성하겠다는 야심찬 계획도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세 번째, a-Si LCD 시장의 소멸입니다. 중소형 디스플레이 시장에서 OLED의 수요가 급증하면서, LTPS LCD의 수요도 감소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LTPS LCD의 중장기적 가격 하락은 필연적이며, a-Si LCD는 저가 수요마저 상실하며 사라지게 될 것으로 전망됩니다. 아울러 향후 3~5년간 중국과 대만의 중소형 LCD 패널라인은 가동 중단 후, 반도체 후공정을 위한 PLP(Panel Level Packaging) 라인으로 전환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넥스트(Next) OLED'를 꿈꾼다

이제 하이엔드 스마트폰 시장을 석권하게 될 OLED의 다음 과제는 폴더블(Foldable), 롤러블(Rollable) 등 플렉시블 OLED의 디자인 가능성을 극대화하는 것입니다. 이를 통해 태블릿 PC와 노트북까지 시장을 넓혀나갈 수도 있습니다. 6인치 스마트폰을 10.2인치 태블릿으로 함께 사용하고 오피스(Office) 기능을 활용할 수 있다면 얼마든지 새로운 시장이 만들어질 것입니다.

(SID 2016에 전시된 삼성디스플레이의 롤러블 디스플레이)

정체되어 있는 태블릿 PC와 노트북 시장의 새로운 수요를 창출할 수도 있습니다. 아울러 하이엔드 스마트폰 시장에서도 폼팩터를 바꿀 수 있는 가장 핵심적인 부품은 결국 또 플렉시블 OLED가 될 것입니다.

중소형 디스플레이 시장의 격변기는 이제 시작입니다. 아무도 가지 못한 길을 걸어가는 것은 외롭지만, 그 길의 끝에는 풍성하고 달콤할 열매들이 기다리고 있을 것입니다.

 

※이 칼럼은 해당 필진의 개인적 소견이며 삼성디스플레이의 입장이나 전략을 담고 있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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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삼성디스플레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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