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의 왕들이 만났다!

 

Story On Display 청춘, 길을 묻다

 

삼성디스플레이 박시영 책임연구원
한양대학교 교육학과 유원모 학생

 

 


핸드폰은 가깝고 책은 먼 현대인들. 하지만 여기 책과 함께라면 인생이 즐겁다는 두 남자가 있다. 독서가 취미이자 또 다른 스펙이라는 유원모 학생과 하루를 독서로 시작해 독서로 끝맺는 박시영 책임. 바쁜 일상, 책으로 느림의 미학을 채우고자 하는 그들의 이야기가 펼쳐진다.

 

유원모 학생(이하 유) 반갑습니다. 가방 속에 책을 두 권이나 들고 다니시는 걸 보니 역시 고수는 다르군요.
박시영 책임(이하 박) ● 에이~ 고수라고 하기에는 많이 부족하고 아직 걸음마 수준이에요. 이동시간에 책을 보는 습관이 생겨서 사무실 도서관에서 좀 챙겨왔어요.

 

유 ● 와~! 회사에 도서관도 있나요?
박 ● 네, 작년 11월부터 사우들이 독서를 생활화했으면 하는 바람으로 팀원들과 함께 미니도서관을 운영하기 시작했어요. 아직은 대여 인원이 10%에 불과하지만 그 수가 점점 늘고 있고, 타 부서에서도 벤치마킹하는 추세라 자부심을 가지고 운영하고 있죠. 또 각 캠퍼스별로 회사에서 운영하는 도서관도 있다는 사실! 원모 학생도 책에 무지 관심이 많다고 들었어요. 교내 독서골든벨에서 우승한 인재라고 하던데 맞나요?

 

유 ● 히힛~ 쑥스럽네요. 독서골든벨에 도전하기 전에는 책은 거들떠보지도 않았거든요. 게다가 골든벨에 도전한 계기가 우승상품 때문이었죠. 대상이 아이비리그 대학 탐방이었거든요. 욕심나더라고요. 무조건 남는 장사라고 생각해 주저없이 지원했죠.
박 ● 잿밥에 더 관심을 가진 거군요(웃음). 그래도 결국 우승을 거머쥐는 영광을 누렸잖아요. 저는 그 나이에 학교 앞 술집을 정복하기 바빴는데, 정말 대단하네요. 그럼 독서골든벨은 어떻게 진행되는 건가요?

 

유 ● 학교에서 지정해주는 책 10권을 읽고 OX 퀴즈, 객관식, 단답형의 문제를 맞히는 거예요. 그룹으로 참가가 가능해 대회 진출 두 달 전부터 친구들과 독서토론 스터디를 했죠. 미션 수행하듯 매일 친구들과 같은 책을 읽고 이야기를 나누니 독서가 재미있어지더라고요. 아마 혼자였다면 절대 도전할 수 없었을 텐데 말이에요 ㅎㅎ
박 ● 맞아요. 책을 읽고 공감대를 형성하면 책 읽기가 재미있어지죠. 흔히 독서는 혼자하는 조용한 취미라고 생각하는데, 절대 그렇지 않다는 것! 서로 이야기를 교류하고 공감하는 시간을 가져야 그 내용이 더 오래 남고, 쏙쏙 이해가 되거든요.

 

저도 책과 친해진 건 불과 6개월밖에 안 됐어요. 한 해 계획을 세우면서 ‘내가 실천하지 않은 게 뭐지?’ 생각해보니, 독서와 영어공부더라고요. 그래서 책을 조금씩 읽기 시작했는데 언제부턴가 우리 아이들도 제 옆에서 책을 읽고 있는 거예요. 절대 강압적으로 강요하지 않았는데도 TV 보는 시간보다 책 읽는 시간이 많아졌어요. 가장으로서 그 모습이 너무 보기 좋더라고요. 그래서 올해는 일주일에 책 한 권 읽기를 목표로 하고 있답니다. 한 권쯤은 이제 거뜬하니까요! 하하~

 

 

 

 

유 ● 대단하네요! 바쁜 직장생활 중에 독서까지 꾸준히 하시다니….
박 ● 바빠서 시간이 부족하다는 건 핑계인 것 같아요. 마음만 있으면 단 5분이라도 시간을 낼 수 있거든요. 처음에는 몸에 배어 있지 않은 일이라 집중도 안 되고 무지 힘들었죠. 200페이지를 읽는데 무려 6시간 넘게 걸렸으니까요. 게다가 독서를 해야 한다는 압박감 때문에 책이 읽기 싫어지는 거예요.

 

그러던 중 <리딩으로 리드하라>의 저자 이지성 작가의 강연을 우연히 듣게 됐어요. 그가 얘기하길 ‘양이 중요한 게 아니라 단 2페이지를 읽더라도 습관화하는 게 중요하다’고 하더군요. 아침 9분, 점심 9분, 자기 전 9분, 이렇게 하루 27분만 투자하면 일주일에 책 한 권은 쉽게 읽겠죠. 그래서 지금은 아침 4시 30분에 일어나서 한 시간, 출·퇴근 시간, 점심시간, 자기 전에 틈을 내 책을 읽어요.

 

유 ● 잠자는 시간을 줄이고 책을 읽는다는 게 결코 쉽지 않은 일인데, 책임님은 독서를 무척 즐기고 있다는 생각이 들어요.
박 ● 하하! 그런가요? 독서를 하면 스트레스 해소가 6배 정도는 빠르다고 해요. 독서는 바쁜 일상 속에서 여유를 느낄 수 있게 해주거든요. 내가 보지 못한 세계를 경험하게 해주고, 몰랐던 정보나 지식도 쌓게 해주니까 알면 알수록 즐거운 존재인 거죠. 그리고 저는 책을 읽은 뒤에는 꼭 엑셀 파일에 정리를 해둬요. 이름, 날짜, 종류, 감상을 기록해놓으면 책의 내용이 오래도록 기억에 남고 다른 사람에게 책을 추천하기도 좋거든요. 원모 학생은 어떤 방법으로 책을 즐기고 있나요?

 

유 ● 솔직히 아직 책을 즐기는 경지에는 이르지 못했어요. 그래서 의도적으로 책과 가까워지려고 스스로에게 미션을 주고 있죠. 예를 들면 학교에서 열리는 북 콘서트에 학생 대표 패널로 참여하거국립중앙도서관에서 시각장애인들에게 책을 읽어주는 봉사를 하는 등 뭐든 책과 관련된 일을 했어요. 한 권 한 권 읽어나가니 나중에는 가지가 쳐져서 읽고 싶은 책이 생기더라고요. 그렇게 조금씩 책과 가까이 지내려고 노력 중이에요. 저도 책임님처럼 책을 즐기고 싶은데 비법 하나만 전수해주세요.
박 ● ‘꿈 노트’를 만들어보세요. 책을 읽다 보면 좋은 구절이나 마음에 드는 내용이 있잖아요. 그걸 노트에 적어가지고 다니는 거예요. 가끔 주변 사람들에게 보여주기도 하고 하루를 시작하며 들춰보고 에너지를 얻기도 하죠. 어떤 책은 모두 옮겨 적고 싶을 만큼 좋은 내용이 가득 담겨 있기도 했어요. 역시 책에는 버릴 내용이 하나 없다는 말이 맞나 봐요. 혹시 <무엇이 되기 위해 살지 마라>는 책 읽었나요? 세계은행 총재가 된 김용 씨의 이야기인데, 한창 취업 준비로 고민이 많을 원모 학생에게 적극 추천해요. 안 읽었으면 제가 선물할 테니 주소 적어주고 가요. 하하!

 


유 ● 와~ 고맙습니다. 안 그래도 요즘 교생실습에 취업 준비로 정신없이 살고 있었는데, 왠지 힘이 되는 책일 것 같아요. 잘 읽겠습니다! 그렇다면 저도 책 한 권 추천해드릴게요. 강상중 교수의 <고민하는 힘>. 누구나 세상을 살다 보면 힘들 때도, 고민을 갖게 될 때도 있잖아요. 이 책은 고민이란 무엇이며, 그것을 어떻게 극복해야 하는지에 대한 내용을 담고 있어요. 책임님도 삶이 팍팍하고 고민에 빠지게 될 때 꼭 한번 읽어보세요.
박 ● 오~ 감사, 감사! 오랜만에 책으로 통하는 친구를 만나니 너무 좋네요. 그런데 원모 학생은 다른 활동적인 대외활동도 많은데 왜 굳이 독서골든벨을 선택한 거예요?

 

유 ● 책이 좋다는 건 알지만 스스로 찾아서 읽는 게 쉽지 않더라고요. 마침 독서와 해외 탐방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는 절호의 기회가 찾아와서 망설임 없이 도전했는데, 운 좋게 우승까지 하게 되는 영광을 얻어서 너무 기뻤어요. 그 뒤로 생각이 바뀌었어요. ‘책도 스펙이 될 수 있겠지만 스펙에 얽매이기보다 진짜 즐겨보자!’고 마음먹고 스스로 책을 찾기 시작했죠. 책을 통해 제가 좀 더 논리적인 사람이 되고 생각한 후 말하는 연습을 할 수 있어서 좋았어요.
박 ● 그런 마인드, 중요해요. 책도 즐길 수 있다는 마음가짐. 근데 요즘 책에 너무 빠지다 보니 인터넷도 안 하고, TV도 안보니까 세상 돌아가는 것에 약해지더라고요. 그래서 최근에는 신문을 볼까 생각 중이에요. 요즘 전자 책이나 인터넷이 발달해 컴퓨터로도 책을 읽고 신문을 볼 수 있지만 그러다 보면 다른 일로 빠질 때도 많거든요. 아날로그 세대라 그런지 저랑은 잘 안 맞더라고요.


유 ● 저도 그래요! 자고로 책은 손가락으로 넘기는 맛, 그 재미가 있어 보는 거 아니겠어요. 하하~
박 ● 아, 그런 의미에서 우리 종종 책 리스트도 교류해요. 원모 학생은 어떤 종류의 책을 좋아해요?

유 ● 장르를 굳이 정해놓고 보지는 않아요. 독서를 시작한 지 얼마 안 돼서 다양한 책을 섭렵 중인데, 최근에는 교수님께서 추천해주신 <개구리>라는 소설책을 읽고 있어요. 2012년 노벨문학상 수상자인 중국의 소설가 모옌이 낸 책인데요. 중국의 가족계획 정책에 관한 이야기가 담겨 있어서 저는 꽤 흥미진진하게 봤어요. 다음 주에는 수필집을 읽어보려고요.
박 ● 다양한 장르의 책을 읽는 것도 독서의 흥미를 유발시키는 방법이라는데, 역시 원모 학생도 잘 알고 있네요. <개구리>, 책 리스트에 또 추가해야겠어요. 다음에 만날 기회가 생기면 우리 그때는 ‘땡땡문고’에서 ㅎㅎㅎ?

 

유 ● 코~~~올!

저작자 표시 비영리 변경 금지
신고
Posted by 삼성디스플레이
콘텐츠가 마음에 드셨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