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와 15년째 즐거운 인생 동고동락~
[청춘어람] 나는야 새 박사!

<삼성디스플레이 이준영 사원 · 이화여자대학교 분자생물학과 정다미 학생>

 

무려 15년 동안 새를 연구해온 그녀. 새를 찾아 바위를 타는 건 일상이고, 험한 야생에서의 하룻밤도 문제없단다.

도대체 무엇이 그녀를 그토록 새에 빠지게 한 것일까. 한가지 일에 무서운 열정을 쏟아내는 정다미 학생과 뜨거운 심장을 가진 남자 이준영 사원이 만났다. 이들의 열정을 누가 막을 쏘냐!

 

 

 

이준영 사원(이하 이) ● 반가워요 새 박사님! 독특한 이력을 가진 친구구나 싶어 꼭 만나고 싶었는데 언제부터 새에 관심을 갖게 된 건가요?

 

정다미 학생(이하 정) ● 새 박사님이라니 과찬이십니다(웃음). 초등학교 4학년 때부터였어요. 제가 파주에서 태어났는데 집 근처가 논밭이라 자연과 가깝게 지내다 보니 각종 곤충이며 동·식물을 볼 기회가 많았어요.

 

하루는 집 앞에 부리가 긴 새가 죽어 있는 거예요. 생전 처음 봤지만 새의 이름이 궁금해서 바로 도서관으로 달려가 조류도감을 찾아봤죠. ‘바늘꼬리도요새’라는 새였어요. 그때 흥미를 느끼면서 새를 보고 책을 찾아가며 관찰하기 시작했어요.

 

이 ● 달걀을 품던 호기심 많은 소년, 에디슨 같아요.


정 ● 하하, 감사합니다! 혹시 선배님은 아는 새가 있나요?

이 ● 어릴 적에 외할머니가 카나리아를 키우셨어요. 한두 마리가 아니라 노란색·붉은색·흰색 등 많은 종류의 카나리아였죠.

 

어린 마음에 카나리아에게 엄마 노릇을 하겠다며 한 마리 잡아 ‘잘 자’ 라고 말하며 배를 살살 문질러줬더니 작은 몸집에서 손끝으로 두근두근 심장소리가 느
껴지는 거예요.

 

굉장히 신기했고, 새도 강아지나 고양이처럼 정말 사랑스러운 동물이라는 걸 처음 깨달았죠. 다미 학생은 이런 경험 자주 해봤겠어요? 새 연구는 주로 어떻게 하나요?

 


정 ● 야생에서 서식하는 새들을 연구해요. 어떤 먹이를 먹고, 어떤 습성을 가졌는지, 이동하는 시기와 골격, 울음소리 등을 연구하죠. 제가 집중적으로 연구했던 새는 수리부엉이인데요.

 

이 새는 육식성이라 토끼나 다른 새, 혹은 쥐 같은 걸 잡아먹는데 뼈와 털은 소화가 안 되니까 그 덩어리를 토해내더라고요.

 

그 토사물을 펠릿이라고 하는데 그걸 헤쳐보면 어떤 먹이를 먹고, 어떤 환경에서 자랐는지 알 수 있어요. 또, 뼈 뭉치가 어떤 동물의 것인지 알아내는 과정에서 골격도 공부하게 되죠. 펠릿을 분석하며 얻어내는 정보가 꽤 쏠쏠하고 재미있어요.

이 ● 와, 연구 수준이 대단한데요? 다미 학생의 열정을 다시 보게 되네요. 꽤 오랜시간 연구해야 해서 힘들 텐데, 그 결과 국무총리상도 받았다고요?


정 ● 헤헤~ 쑥스럽네요. 고등학교 때 1년 넘게 수리부엉이를 조사한 결과를 전국과학전람회에 제출해서 상을 받았어요. 스스로 정말 재미를 느끼면서 한 일인데 그렇게 큰 상까지 받게 돼 더욱 기뻤죠.

 

이 ● 그럼 새를 연구하기 위해 야생에서도 탐조를 하겠네요? 혹시 산속에서 뱀을 만났거나 야생동물을 만나는 위험한 순간은 없었나요?


정 ● 위험요소를 줄이기 위해 깊은 숲이나 인적이 드문 곳을 갈 때는 부모님이 함께 동행하거나 교수님, 혹은 협회 사람들과 같이 가요. 수리부엉이의 울음소리 연구를 위해 야생에서 며칠 밤을 텐트 치고 잔 적도 있고, 암벽 등반을 한 적도 있어요.

 

한 번은 암벽 등반하는 제 모습을 보시고 아빠가 마음이 많이 아팠나 봐요. 연구가 끝나자 다시는 그런 위험한 곳에 가지 말라며 눈물지으시더라고요. 제 생각만 한 것 같아 죄송스러운 마음이 들더군요

 

이 ● 부모님이 든든한 지원군이라는 사실에 감사해야 해요. 저도 한때 정말 뜨겁게 한 가지에 빠진 적이 있거든요. 게임 산업의 미래를 예측하고 덤볐던 프로게이머의 길이었어요.

 

요즘은 프로게이머가 각광받는 시대지만 당시만 해도 국내 게임 산업이 발달하지 않았던 때라 부모님이 강력히 반대하셨죠.

 

국제대회 진출을 위해 국가대표를 준비하고 있었는데, 팀에서 저만 중도 포기하고 평범하게 다른 학생들처럼 대학에 진학했어요.

 

미국에서 국제대회 심판 스카우트 제의도 들어왔지만 끝내 거절해야했죠.

 


정 ● 아쉽긴 해도 인생을 살면서 한 번쯤 무언가를 뜨겁게 갈망하던 순간이 있었다는 그 자체만으로도 참 멋진 일인 거 같아요.

이 ● 그런가요? 어릴 적 꿈은 멀리 사라졌지만 당시의 열정이 밑거름이 되어 무얼 하든 최선을다해 열심히 하고 있어요. 덕분에 삼성디스플레이에 입사를 하고 지금은 더 행복한 나날을 보내고 있답니다.


정 ● 솔직히 저도 새에 푹 빠졌다고는 하지만 얼마 전까지는 미래에 대한 불안감 때문에 고민을 많이 했거든요. 현재 공부하고 있는 분자생물학은 새와 직접적인 연관은 없어요.

 

다른 친구들은 약사와 의사를 목표로 공부하다 보니 모두 저를 걱정하는 시선으로 바라보더라고요. “새 연구해서 뭐 할래?”라는 질문도 많이 받았고…. 하지만 그 와중에도 ‘이번에는 어떤 새를 연구하지?’ 하는 생각이 머릿속을 스치고 지나가는 거예요. 그 순간 결심이 섰죠. 내가 좋아하는 걸 하되 더 큰 목표를 잡고 나아가기로.


이 ● 맞아요! 사회 선배로서 조언을 하자면 스스로가 즐거운 일을 찾아야 일도 즐겁고, 목표도 확실하게 생기는 것 같아요. 경쟁사회에서 일을 하다 보면 실패에 대한 두려움이 생겨 도전조차 하지 않는 상황도 허다 하거든요.

 

하지만 본인의 열정이 강하고 일을 즐긴다면 자신감이 생겨서 모든 일에 겁내지 않고 도전할 수 있어요. 혹시 새 연구를 하면서 가장 기뻤던 순간이 언제였나요?

 

정 ● 집에 ‘꾸룩새연구소’라고 제가 만든 작은 연구소가 있어요. 가끔 소문을 듣고 사람들이 찾아오면 그동안 제가 촬영했던 새 사진이나 대회 나갔을 때 전시했던 것들, 요즘에는 박제를 배우고 있어서 새의 사체도 보여드려요.

 

또 짧게 빔 프로젝트 강연도 하는데, 반응도 좋고 새에 관심을 갖겠다는 말을 들으면 그동안의 노력이 헛된 게 아니었음을 증명하는 것 같아 너무 뿌듯하고 기뻐요.

 

그리고 또 하나는, 2010년 배우 소지섭 씨와 함께 새를 관찰하러 떠난 일이요. 소지섭 씨가 포토에세이를 내는데 꿈을 주제로 한 파트에 제 이야기를 담고 싶다고 하더라고요.

 

당연히 하겠다고 했죠 ㅎㅎ  철원에서 함께 새도 보고 관찰하면서 즐겁게 촬영할 수 있었어요. 가보로 길이 길이 남길 추억이죠. 하하!

 

 

이 ● 와, 소지섭 씨도 열정이 있는 친구를 알아본 거네요. 삼성디스플레이 여직원들이 이 글을 보면 무지 부러워하겠는데요? 다미 학생에게 새는 어떤 존재인가요?


정 ● 힐링! 평화롭게 하늘을 날고 아름다운 소리로 우는 새를 보면 마음이 평온해져요. 그래서 가끔은 연구가 아니더라도 일상에서 받은 스트레스를 풀러 새를 보러 가거든요. 선배님도 한번 새를 찾아 탐조 여행을 떠나보세요.

이 ● 네, 꼭 탐조 여행도 떠나고, 다미 학생의 ‘꾸룩새연구소’에도 놀러갈게요. 앞으로의 꿈은 뭐예요?


정 ● 최종 목표는 대학 교수예요. 조류 분야에서 최고의 교수가 돼서 후배들을 양성하고 조류와 직접적인 연관이 있는 과도 개설하고 싶어요.

 

그리고 세상에 없는 미기록 새를 찾고 싶어요. 새를 처음 발견하면 제 마음대로 이름 붙여 등록할 수 있거든요. 죽을 때까지 새를 연구한다면 저에게도 그런 날이 오겠죠?

이 ● 그런 점은 삼성디스플레이와 참 많이 닮았네요. 우리도 세상에 없는 새로운 디스플레이를 만들어내기 위해 끊임없이 연구하거든요.

 

그 누가 본 적도 들은 적도 없는 기술을 최초로 발견해내는 게 삼성디스플레이의 기술력이죠. 우리 열정 언제까지나 이대로 간직해서 세계사에 한 획을 그어보자고요. 아자 아자 파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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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삼성디스플레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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